Pokémon LEGENDS Z-A, 플레이 감상 (2)

현재 플레이 타임 약 12시간. 전체 스토리 진도는 어느정도인진 모르겠으나… 멤버들 레벨을 보면슬슬 중반에서 후반 넘어가기 직전 아닐까 싶다.

확정낸 스토리 멤버는 염무왕 / 이상해꽃 / 개굴닌자 / 가디안 / 한카리아스 / 전룡. 철저하게 계획한건 아니고 스토리 진행하면서 보이고 잡히는애들 하나씩 건졌다. 일단 불 스타팅 고르고, 메가진화 되는 애들 위주로 하라니깐 첫 필드에 나오는 메리프 키우고, 그러다가 퀘스트로 이로치가이를 던져주길래 그걸로 바꾸고, 1세대 스타팅 하나 고르라길래 뭘 할까 하다가 딜탱형이 좋다고 해서 이상해꽃 고르고, 물은 잉어킹 키워서 갸라도스 쓸까 하다가 6세대 스타팅 뿌려주길래 나머지 두 속성은 나머지 스타팅 둘로 커버 되니깐 개구마르로 바꾸고, 특전으로 뿌려주는 랄토스도 키우고.

여기까지 하고 일단 상성 정리해보니… 땅이 없다. 전기가 약점 하나인게 참 고생이군. 그럼 메가진화 되는 땅포케 좋은거 뭐 있나 보다가… 한카리아스를 택했다. 스토리 좀만 진행하면 딥상어동 잡을수 있더라고.

이렇게 멤버 확정되고 스토리 좀 진행하고 메가진화를 획득하고, 나도 써보자! 한 순간 이제 여러 문제점을 그제서야 알게 되었다. 돌 구할 방법이 곤란해!! ㅋㅋ 이상해꽃은 나중에 스토리 보스로 나온다고 해서 그때까지 구할수 없고, 개굴닌자는… 뭐? 랭크 배틀을 뛰라고? 뭔 미친소리야 ㅋㅋㅋ

이제와서 멤버 또 바꾸기도 그래서 랭크 배틀에 뛰어들어봤는데… 아. 이거 그런 의미의 랭크 배틀이 아니구나. 이건 배틀로얄이라고 하기도 애매하고, 그냥 대난투다 ㅋㅋㅋㅋㅋㅋㅋㅋ 다 같이 뒤섞여서 우당탕 싸우거나, 뒤에서 슬적 빠져 있다가 상대방들 서로 싸울때 막타 스틸 하거나. 딜탱으로 육성한게(남들은 보만다니 한카리아스니 막 데려오더라) 딱히 없어서 메가진화도 못하는 개굴닌자 가지고 그렇게 어떻게 킬만 먹었다. 혹은 염무왕으로 바꿔서 내구로 버티면서 메가진화 시키고 히트스탬프 광역으로 찍거나. 나머지 하나 더는 이상해꽃이었는데… 얘는 영 활약할 장면이 없었다.

이미 프로필 사진이랑 칭호 화려하게 바꾸고 600족 들고 오시는분은 1등 하시라고 냅두고, 어떻게 꼴찌만 면하게 하면서, 나같은 현지인들 4인팟이면 1등도 하면서, 그렇게 약 1시간 정도만 해도 K랭크는 가더라. 근데 이게 다들 보상에 낚여서 오는 초보자들이 많아서 이렇게 쉽게 간거지, 나중에 고인물만 모이면 대책없겠다 싶다. 아무튼 그렇게 멤버 편성은 어느정도 완료.

스토리는 이제 야생 폭주 메가진화 진정시키기 릴레이에 돌입했는데, 이거 참 전투가 ㅋㅋㅋ 쉽지 않네. 적이 광역기로 쏘는 공격을 피하면서 해야 하고, 플레이어 트레이너 캐릭 혼자서는 뭐 어렵지 않게 피하는데, 날 따라오는 내 포케도 피하게 하려니깐 답이 없다. 한발짝 뒤에서 달려오면서 빔 맞을꺼 다 맞고 바닥 밟을꺼 다 밟는다. 음… 그런 기믹 페이즈때는 포케는 집어놓고 나 혼자 달리는게 낫나? 그게 정답 플레이인가?

게임 시스템은 본가 테이스트가 많이 나긴 하지만 게임 구조는 확실히 이질적이긴 하다. 매일 밤낮이 바뀌기만 할 뿐 있는 장소랑 하는 일이 똑같이 반복된다. 서브퀘 하다가 야생몹좀 잡다가 스토리 진행 하다가 배틀존 끌려 갔다가. 뭐랄까, 너무나도 컴팩트한? 인스턴트한? 미니 게임 스러운? 그런 구조이다. 이런 구조로 잘도 풀프라이스 수십시간짜리 게임을 만들었구나 싶다. 칭찬이다 이거.

또한 첫인상에서 걱정했던 모험의 경험. 당연히 다양한곳을 보고 들리는 모험은 아니긴 하지만, 도시의 건물 숲 모험이란 느낌은 잘 살아있다. 생각해보면 요즘 아이들은 산 들판을 뛰어 노는 경험보다는 이렇게 도시의 골목 골목을 탐험하는것에 더 공감을 할 수 있지 않을까? 당장 나 어릴때 생각만 해도…

그래도 모험이랑 명목으로 사실상 입체 퍼즐을 만들어둔건 꽤 곤란하긴 하다 ㅋㅋㅋ 저 건물 옥상에 올라갈려면 대체 뭘 어떻게 해야 하는것인가. 그리고 스토리 진행하다 보니깐 활공 기능이 추가 되더라. 야 어쩐지!!! 말이 안되는 구조들이 있다 했어!! ㅋㅋㅋㅋㅋㅋㅋ

우두머리 포켓몬도 아르세우스와 마찬가지로 존재 하는데 전투 시스템이 바뀜에 따라 인상이 달라졌다. 아르세우스는 각종 도구들을 사용해서 아무리 강하고 레벨 높은 우두머리라도 날로 잡아버릴수 있었다. 근데 이번 ZA는 그런 꼼수가 없다(아니면 내가 아직 모르는것일지도?).

우두머리 잉어킹, 우두머리 뿔충이 이런 애들은 그냥 볼 냅다 던져도 잡히는데(존재 자체가 어처구니 없긴 하다 ㅋㅋ) 나머지는 볼 던져선 잡히지 않고 결국 때려잡아야 하는데 기본 스펙(체력 노력치 만땅) 외에도 추가 버프가 있는지 상당히 어렵다. 동렙으로도 파티 전멸 직전까지 가야 하는 수준이고, 그렇게 때려잡아도 포획 기회는 한번 뿐이고 잡힌다는 보장도 없다.

따라서 내 육성 포케보다 필드에서 얼렁뚱땅 잡은게 더 쎄다! 라는 상황은 잘 생기지 않는다. 그렇다고 뭐 절대 못잡고 그런것도 아닐테니 나름 고생이라는 코스트에 따른 합당한 아웃풋으로 느껴진다. 의도했는진 모르겠다만 밸런스가 괜찮다.

아무튼, 기대 혹은 예상했던것 이상으로 꽤 재밌게 하고 있다. 모던 포켓몬 게임은 어떠한 형태가 되어야 하는지 수년쨰 실험만 하고 있는 느낌인데 이제야 정답에 근접하는듯 하다. 이 시스템과 퀄리티를 유지하면서 이제 도시 하나가 아니라 월드를 구현하면 될…텐데… 음. 막상 이렇게 풀어 생각해보니 상당히 쉽지 않겠군…

Pokémon LEGENDS Z-A, 플레이 감상

초반 한시간 정도 즉 아직도 도입부고 튜토리얼이긴 한데 이미 인상적인게 있어서 글을 쓴다.

사실 나는 레전드 아르세우스를 별로 안좋아했다. 그 이유를 간략히 적자면 ‘이것은 내가 알던 포켓몬 게임이 아니다’이다. 이 너무나도 이질적인 게임이 향후 포켓몬의 메인스트림이자 모던 시리즈가 된다는것 자체에 불안감을 느끼고 있었고, 그렇게 해서 나오게 된 레전드 시리즈 후속작인 ZA.

근데 이번 ZA는 게임이 너무나도 친숙하다. 아르세우스때 같은 이질감이 없다. 게임 구조와 포맷이 기존 본가 시리즈와 같은 맥락을 보여준다. 새 게임을 익힌다는 느낌이 전혀 없다. 그저 기존 포켓몬 하던 감각으로 플레이가 가능하다.

전투 시스템은 기존의 턴제를 탈피하여 새롭게 구성되어 있고, 사실상 필드 플레이와 전투 플레이가 구분되어 있지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고 있으면 이건 내가 알던 그 포켓몬 게임이고 그 포켓몬 배틀이 맞다. 단지 좀 더 현대화 되었을 따름이다. 다른 사람들이 말하던 ‘요즘 시대에 턴제는 쫌’이라는게 무엇을 원하는 것이었는지 이제야 이해가 된다.

이렇게 놓고 보니 내가 왜 아르세우스는 마음에 안들었는지 그 이유가 더 구체화 된다. 아르세우스는 포켓몬이 중심인 게임이 아니었어. 포켓몬을 어떻게 키우고 어떻게 조작하냐는 게임이 아니었어. 플레이어인 내가 어떤 액션을 취하냐는 게임이었어. 그러니깐 이건 포켓몬이 아닌데? 라는 감상이 들었던거지. 이제야 그 근본적인 거부감의 원인을 알겠다.

다만 벌써부터 느껴지는 걱정꺼리는 있다. 아르세우스는 기존 포켓몬에서 포켓몬 육성과 배틀을 거세한 작품이었다. 그리고 ZA도 무언가 빠진게 있다. 바로 모험. 물론 미르시티는 매우 넓고 광대하고, 그것만을 배경으로 해서도 게임 하나가 성립될 무언가를 가지고 있겠지만… 그 국내판 포켓몬 주제가에도 있잖아. 산에서 들에서 사막에서 정글에서. 그런 모험은 이번 ZA에선 느낄수 없겠구나… 라는 아쉬움은 벌써부터 든다. 게임 끝까지 헀을때 이게 결국 치명적인 단점으로 남게 될지, 어쩔수 없는 현실적 제약 속에서 배경 공간을 축소한것도 의미가 있는 괜찮은 타협안이라고 이해가 될지, 그 때 되어 봐야 알겠지.

또한 아르세우스에서 마음에 안들었던것 중 하나는 필드에서 생뚱맞게 고렙 튀어나오는걸 필드 액션으로 잡아버릴수 있다면 내가 육성한 포켓몬은 아무 의미가 없어져버린다는 점이었는데… 이건 사실 시스템의 문제라기 보다는 레벨 디자인의 문제이지. 이번엔 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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