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겨우 하이퍼볼 1랭크까지 간 직후에 다시 2랭크로 미끄러졌다. …랭크 올라가면 락 걸리는게 아니었구나? 이러면 마스터볼 랭크 찍는거 생각보다 쉽지 않겠다.
뭔가 게임이 좀… 하면 할수록 그렇다. 내가 잘하면 이긴다, 라기 보다는 상대가 못하는 혹은 운이 좋을때의 기회를 잡으면 이긴다, 라는 느낌이다. 고인물들은 15년 20년쨰 이 게임 하고 있을테니 그 노하우를 단번에 못따라잡는것이 당연하긴 할테지만… 뭔가 답답하네.
아니 애초에 이 포켓몬 실전배틀이란 게임이 나랑 상성이 안맞나? 그래도 나름 한때 판마랑 하스스톤 했었고 포켓몬 배틀도 CPU전 기준으로는 나도 20년 경력인데, 이건 뭔가 너무 까마득하다. 오히려 게임 전체 구조를 부감 가능하니깐 거기까지 달성하는데 필요한 코스트도 얼추 보이니 이러는것 같기도 하다. 게임 자체가 재미 없는건… 아닌데, 이보다 더 큰 혹은 제대로된 재미를 느끼는곳 까지 가는 험난한 여정이 너무 잘 보인다. 그 과정을 즐기고 있을 여유도 여러 의미에서 부족하고.
결국은 시간 때우기 즐겜으로, 무슨 랭크 혹은 레이팅을 달성하겠다 목표 잡지 말고, 이기든 지든간에 내 맘에 들거나 내 플레이 스타일에 맞는 포케 가지고 노는 형태로 즐겨야 할것 같다. 그렇게 안하고 익숙치도 않은 남의 편성 배껴와서 더더욱 이러는것 같기도 하다. 굴리다 보니 약점이 뻔히 보이던데… 저 고수님은 그 약점을 어떻게 극복하는거지?! 알수가 없네.
그래서 저 배껴온 편성. 우연히 본 일본 유투버의 편성을 참고하였다. 배틀팀 공개도 되어 있길래 빌려오면 되겠구나~ 했는데, 이거 ‘렌탈’이 아니었구나 ㅋㅋㅋ 편성 시트를 배껴와서 내 포케에 적용하는 기능이었다. 이것도 충분히 훌륭한 편의 기능이긴 하지만 생각과는 달라서 좀 당황했다.
메가망나뇽을 축으로 해서 다른 포케들이 열심히 보조 하는, 뭐 그런 형태인걸로 보이는데… 그래서 상대가 얼음이나 페어리 꺼내들것 같으면 뭘로 바꿔서 받아야 하죠? 누리레느? 킬가르도? 그럼 그 다음엔 역습을… 어떻게 해야 돼? 그냥 배껴올께 아니라 수시간짜리 라이브 영상도 봤어야 하나 ㅋㅋㅋ
이왕 손 댄거 마스터볼 랭크는 찍어보고 싶긴 한데… 하이퍼볼 2랭만 되어도 상대가 전부다 빡겜러다. 차라리 시즌 말기에 올라갈 사람 다 올라간 뒤에 랭크를 노리는게 더 나으려나.
– 게임에 대하여 좀 잘못 기대 하고 있었다. 클래식 스타일의 포켓몬 배틀만 떼 놓은 작품! 이란건 알고 있었는데… 순수히 대인전 랭크배틀만 지원할줄은 몰랐다. 아니 포켓몬 배틀 특화 작품이라며. 그러면 당연히 배틀 타워를 비롯한 싱글 플레이도 들어가있어야 하는거 아냐? 정말로 랭크배틀만 그대로 뚝 떼놓는거였어?? -_-;;
– 게임 본체는 무료. 스타터팩과 멤버쉽이란 이름의 기본 편의성 구매가 있고, 이젠 흔히 보이는 배틀 패스가 있다. 이게 BM의 전부이다. …이걸로 수익이 나와? 괜찮나?? 그럼 멤버쉽과 배틀 패스를 구매할 유저층을 엄청 많이 끌어모아야 한다는 것인데, 포켓몬 실전 배틀로? 그게 가능한가?? …그걸 가능케 하기 위해 많은 노력 한것은 보인다. 자세한건 후술.
– 의외로 가챠 BM은 없다! 사실 가챠 기능이 있긴 한데 재화를 직접 구매할수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다른 상품들에 추가적으로 끼여있을 뿐인데 그게 다 일회성이니 현금 박치기는 불가하다. 또한 말이 가챠지 포켓몬 랜덤으로 10마리 보여주고 하나 골라가는 형태이다. 가챠 BM으로 설계했다기 보다는, 기존 포켓몬 시리즈와 연동이 불가한 라이트 유저를 위한 최소한의 구제책, 이라는 느낌이다. 너무 욕심을 안낸것 아닌가. 뭐 사실 가챠로 포켓몬 뽑으세요! 라고 해봤자 기존 유저들은 그냥 포홈 어딘가에 박혀있을 포케 꺼내오면 해결 될 일이라 그게 수익이 날지도 의문이긴 하다.
– 가챠(스카우트)로 데려오든 포홈으로 데려오든 일단 실전 세팅을 새로 해야 하고, 이때 인게임 재화가 소모된다. …근데 생각보다 많이 안든다. 한마리 세팅 싹 갈아엎는데 약 1500정도 드는데 미션으로 퍼주는것도 있고 배틀 한번에도 몇백씩 벌리기 때문에 큰 부담이 없다.
게다가 편의성도 상당하다. 처음엔 세팅하면서 그냥 사용률 높은거 적당히 카피해 와야지- 라면서 데이터 다 캡쳐하고 그거 보면서 따라했는데… 육성 메뉴에서 배틀 데이터 바로 접근하고 그 샘플 그대로 적용하는 기능이 있다는걸 좀 늦게 눈치챘다.
사실 그 통계 데이터는 단순히 큰 경향성만 참고 해야하지 세부적으론 그 세팅이 무엇을 의도한 것이며 어떻게 운용해야 된다는 설명까지도 있어야 할테지만… 사용율 높은 세팅을 간단하게 복사해올수 있다는것 만으로도 편의성 측면에서도 그리고 뉴비 친화적 측면에서도 매우 도움이 된다. 일단 모르겠으면 상위 편성 복사해와서 직접 굴려보면 이제 아 이게 이래서 그렇구나 알 수 있다.
한가지 아쉬운건 소지 아이템 복사 기능은 없다는것. 아니면 내가 못 찾았나? 이건 배틀 데이터 직접 들어가서 확인하고 따로 기억/기록을 해서 챙겨야 한다.
– 그렇게 일단 사용율 높은 편성을 그대로 복사한게 위 스샷의 팀 구성이다. 포케 본체는 포홈에 들어가 있던 도감용 포케 적당히 꺼내 왔다. 실제 데이터가 옮겨지는게 아니라 포홈에는 사용 불가 태그 달아두고 포챔스로 복사하는 형태라서 포홈의 박스 구조가 무너지거나 구멍나서 잊혀질 일도 없다. 이것도 꽤 편의요소이다.
기본 지금 포케로 2승인가 3승 하고, 저렇게 세팅 제대로 하고 다시 연승하여 총 6연승으로 슈퍼볼급까지는 갔다. 이 단계에선 아직까진 제대로 하는 사람이 없다. 이게 진짜 사람인가 NPC인가 구분도 잘 안된다. 아무리 그래도 하품 맞고 교체도 안하고 뻐기는건 너무하잖아.
근데 그렇다고 마냥 쉽게 이긴것도 아닌게, 운빨이 안좋게도 많이 적용했다. 치근거리가 빗나가고, 화염 펀치 맞았더니 화상 걸리고, 냉동 펀치 맞았더니 얼음 걸리고, 대체 ㅋㅋㅋ
망나뇽을 비롯하여 물리형, 그리고 드래곤, 의외로 불꽃이 엔트리에 자주 보여서 하마돈-누리레느가 거의 고정으로 나갔는데… 음 뉴비들 팔목 비틀고 있으면서 운용법 논하기엔 많이 이르지. 생략하겠다.
한가지 인상적인건, 테라스탈이 없다는게 상당히 심적으로 안정이 된다 ㅋㅋㅋ SV 실전 할때는 얘가 지금 테라를 할까 말까 한다면 타입은 무엇인가 그렇다면 나는 어떻게 대응 해야 하는가… 에 대한 경우의 수가 너무 많아서 뭐 행동 하나 고를때마다 도박 하는 느낌이라 심장에 안좋았는데 지금은 그냥 마음이 편하다. 왜 다른 사람들이 그리 테라스탈에 대해 비판적이었는지 이제야 이해가 간다.
– 짬짬히 가볍게 즐기기엔 현재로선 괜찮긴 한데… 내가 이걸 꾸준히 즐길수 있을까? 이제 진짜들이 모인곳까지 가버리면 매 배틀을 ‘가볍게 즐길’수 있을까? 그렇게 하고 있을 시간은 있을까? 아직은 스위치(2)로 돌려야 해서 외출중에는 기기 꺼내고 핫스팟 붙이고 해야 하는데 그렇게까지 해야 할까? 제대로 할려면 어디 커뮤에서 정보 수집도 계속 해야 할텐데 그걸 국내 사이트에서…? 자신 없다 차라리 일본 현지 마토메를 찾아야 할텐데, 등등. 잘 모르겠다… 그래도 간만에 포켓몬 배틀 해보니 또 재밌긴 하다.
– 플레이 타임 약 28시간, 플레이 기간 약 4달. …이렇게 오래 걸릴게 아니고 작정하고 했으면 3일만에도 끝날수 있는 분량인데, 시간 날때마다 조금씩 하다보니 엄청 오래 걸렸다. 게다가 아 이건 최종 결전 전개구나 싶은 시점에서 엔딩까지 한번에 달려야지 싶어서 시간 날때까지 꽤 오래 묵혀뒀다. ..근데 막상 해 보니 1시간 채 안걸리는구만. 미리 할껄.
– 게임에 전체적인 감상에 대해서는 이미 이전에 여러번 얘기했고 그 감상이 엔딩 와도 크게 바뀐건 없으므로 생략하겠다.
– 스토리는 전체적으로 다 그러려니 하는데… 가장 중요한 하나가 의야한게 있다. 그래서 지가르데는 뭐하는놈임? 왜 주인공을 도와주려고 그리고 미르시티를 구하려고 하는거임? 이거 작중에 설명이 나온적이 있었나. 기억이 안나는걸 보면 나왔다고 하더라도 크게 강조가 안되었던건가. 최종 전투 구성과 연출을 이렇게 할려면 주인공과 지가르데의 관계가 스토리 도중에 더 강조가 되었어야 할것 같은데, 기억나는건 뜬금없이 난입해서 배틀한적 몇번밖에 없다…
– 그런데 그 지가르데, 얘가 어떻게 생겼고 메가지가르데도 또 어떻게 생겼는지는 알고 있었다만… 연출이 이럴줄은 몰랐다. 아니 이거 완전 문법이 메카물이잖앜ㅋㅋㅋㅋㅋㅋㅋㅋ 특히 마지막 기술은 대구경 빔포로 거대 빔 발사!! 아니 이게 포켓몬에서 나올 연출이냐고 ㅋㅋㅋㅋ 근래 유행하는 표현을 빌리자면, 게임 자체에 대한 재미나 몰입감과는 완전 별개로 나 혼자서 대유쾌마운틴이긴 했어.
– 일단 스탭롤은 띄웠으니 클리어 딱지는 붙이는데 전혀 끝나지 않았지. 아직 메인 퀘스트도 더 남아있고, 서브퀘도 한참 더 남아있고, DLC도 남아있고, 그런 추가 스토리 진행을 위해 전포 잡고 육성해서 멤버도 전체적으로 재 구성 해야 하고, 포켓몬이니깐? 궁극적으로 도감 완성도 해야 할테고. 할게 너무 많다. 수십시간은 충분히 더 하겠다. 그럴 여유가 있을진 모르겠지만.
– 클리어 시점에서 평균렙은 약 75. 때문에 진행 중에는 레벨빨로 문제될게 없었는데, 서브퀘에서 레스토랑 10연승인가 15연승은 빡쎄더라. 아무리 원샷원킬로 잡는다고 해도 시스템상 누적 피해는 있을수밖에 없는데 템 사용도 불가라서… 생존이 힘들더라.
– 최종 전개 배틀도 엔딩 직전이라 그런지 난이도가 좀 올라가긴 했다. 야생 메가 진화 포케들이 여러마리 덤벼드는데 내구가 너무 높다. 뭔 약점 찔러도 데미지는 쥐꼬리만큼 들어가고, 난전이라서 타게팅하고 기술 회피하고 하기도 힘들고, 또한 필드 배틀 취급이라 그 날라오는 기술들을 플레이어가 못피하면 그것도 게임 오버다.
또한 탑 자체와 싸우는 보스전. 아니 뭔 구성과 연출이 포켓몬이 아니라 뭔 판타지계 RPG가 되었어 ㅋㅋㅋ 쫄 두마리 잡고, 그로기 되면 본체 쎈딜, 이걸 한 사이클로 해서 여러번 반복, 도중에 광역피해 쎄게 들어오니 뒤의 안전 지대로 대피. …뭐야. 와우 레이드야?
– 멤버는 나름 속성 상성 생각해서 6마리 고르긴 했는데(자세한건 이전 포스팅 참고) 실제로 그리 다양하게 활용 되진 않았다. 상성 무관하게 한방으로 다 잡을수 있는 배틀은 한카리아스로, 전투가 오래 지속되어 내구가 필요한 경우는 이상해꽃 꺼내서 메가드레인 쓰면서 버티기. 이 둘이 주력이었다. 특히 최종 전개 배틀들은 속공으로 끝낼수가 없어서 결국 이상해꽃에 의존할수밖에 없었다.
기술 배치도… 미리 이렇게 저렇게 배치하는게 의미가 없다. 언제 어디서나 간편하게 새로 세팅할수 있으니깐. 일반 전투 할때는 속성 다양하게 견제 가능하게, 보스전 할때는 약점 속성만 3개 이상 넣고 계속 돌려쓰고 등등. 이렇게 되니 포켓몬에 기술을 지정하는것에 대한 게임 장르가 바뀐다. 카드 게임의 덱 편성 느낌으로 해서 프리셋 기능이라도 있어야겠는데 이젠.
현재 플레이 타임 약 12시간. 전체 스토리 진도는 어느정도인진 모르겠으나… 멤버들 레벨을 보면슬슬 중반에서 후반 넘어가기 직전 아닐까 싶다.
확정낸 스토리 멤버는 염무왕 / 이상해꽃 / 개굴닌자 / 가디안 / 한카리아스 / 전룡. 철저하게 계획한건 아니고 스토리 진행하면서 보이고 잡히는애들 하나씩 건졌다. 일단 불 스타팅 고르고, 메가진화 되는 애들 위주로 하라니깐 첫 필드에 나오는 메리프 키우고, 그러다가 퀘스트로 이로치가이를 던져주길래 그걸로 바꾸고, 1세대 스타팅 하나 고르라길래 뭘 할까 하다가 딜탱형이 좋다고 해서 이상해꽃 고르고, 물은 잉어킹 키워서 갸라도스 쓸까 하다가 6세대 스타팅 뿌려주길래 나머지 두 속성은 나머지 스타팅 둘로 커버 되니깐 개구마르로 바꾸고, 특전으로 뿌려주는 랄토스도 키우고.
여기까지 하고 일단 상성 정리해보니… 땅이 없다. 전기가 약점 하나인게 참 고생이군. 그럼 메가진화 되는 땅포케 좋은거 뭐 있나 보다가… 한카리아스를 택했다. 스토리 좀만 진행하면 딥상어동 잡을수 있더라고.
이렇게 멤버 확정되고 스토리 좀 진행하고 메가진화를 획득하고, 나도 써보자! 한 순간 이제 여러 문제점을 그제서야 알게 되었다. 돌 구할 방법이 곤란해!! ㅋㅋ 이상해꽃은 나중에 스토리 보스로 나온다고 해서 그때까지 구할수 없고, 개굴닌자는… 뭐? 랭크 배틀을 뛰라고? 뭔 미친소리야 ㅋㅋㅋ
이제와서 멤버 또 바꾸기도 그래서 랭크 배틀에 뛰어들어봤는데… 아. 이거 그런 의미의 랭크 배틀이 아니구나. 이건 배틀로얄이라고 하기도 애매하고, 그냥 대난투다 ㅋㅋㅋㅋㅋㅋㅋㅋ 다 같이 뒤섞여서 우당탕 싸우거나, 뒤에서 슬적 빠져 있다가 상대방들 서로 싸울때 막타 스틸 하거나. 딜탱으로 육성한게(남들은 보만다니 한카리아스니 막 데려오더라) 딱히 없어서 메가진화도 못하는 개굴닌자 가지고 그렇게 어떻게 킬만 먹었다. 혹은 염무왕으로 바꿔서 내구로 버티면서 메가진화 시키고 히트스탬프 광역으로 찍거나. 나머지 하나 더는 이상해꽃이었는데… 얘는 영 활약할 장면이 없었다.
이미 프로필 사진이랑 칭호 화려하게 바꾸고 600족 들고 오시는분은 1등 하시라고 냅두고, 어떻게 꼴찌만 면하게 하면서, 나같은 현지인들 4인팟이면 1등도 하면서, 그렇게 약 1시간 정도만 해도 K랭크는 가더라. 근데 이게 다들 보상에 낚여서 오는 초보자들이 많아서 이렇게 쉽게 간거지, 나중에 고인물만 모이면 대책없겠다 싶다. 아무튼 그렇게 멤버 편성은 어느정도 완료.
스토리는 이제 야생 폭주 메가진화 진정시키기 릴레이에 돌입했는데, 이거 참 전투가 ㅋㅋㅋ 쉽지 않네. 적이 광역기로 쏘는 공격을 피하면서 해야 하고, 플레이어 트레이너 캐릭 혼자서는 뭐 어렵지 않게 피하는데, 날 따라오는 내 포케도 피하게 하려니깐 답이 없다. 한발짝 뒤에서 달려오면서 빔 맞을꺼 다 맞고 바닥 밟을꺼 다 밟는다. 음… 그런 기믹 페이즈때는 포케는 집어놓고 나 혼자 달리는게 낫나? 그게 정답 플레이인가?
게임 시스템은 본가 테이스트가 많이 나긴 하지만 게임 구조는 확실히 이질적이긴 하다. 매일 밤낮이 바뀌기만 할 뿐 있는 장소랑 하는 일이 똑같이 반복된다. 서브퀘 하다가 야생몹좀 잡다가 스토리 진행 하다가 배틀존 끌려 갔다가. 뭐랄까, 너무나도 컴팩트한? 인스턴트한? 미니 게임 스러운? 그런 구조이다. 이런 구조로 잘도 풀프라이스 수십시간짜리 게임을 만들었구나 싶다. 칭찬이다 이거.
또한 첫인상에서 걱정했던 모험의 경험. 당연히 다양한곳을 보고 들리는 모험은 아니긴 하지만, 도시의 건물 숲 모험이란 느낌은 잘 살아있다. 생각해보면 요즘 아이들은 산 들판을 뛰어 노는 경험보다는 이렇게 도시의 골목 골목을 탐험하는것에 더 공감을 할 수 있지 않을까? 당장 나 어릴때 생각만 해도…
그래도 모험이랑 명목으로 사실상 입체 퍼즐을 만들어둔건 꽤 곤란하긴 하다 ㅋㅋㅋ 저 건물 옥상에 올라갈려면 대체 뭘 어떻게 해야 하는것인가. 그리고 스토리 진행하다 보니깐 활공 기능이 추가 되더라. 야 어쩐지!!! 말이 안되는 구조들이 있다 했어!! ㅋㅋㅋㅋㅋㅋㅋ
우두머리 포켓몬도 아르세우스와 마찬가지로 존재 하는데 전투 시스템이 바뀜에 따라 인상이 달라졌다. 아르세우스는 각종 도구들을 사용해서 아무리 강하고 레벨 높은 우두머리라도 날로 잡아버릴수 있었다. 근데 이번 ZA는 그런 꼼수가 없다(아니면 내가 아직 모르는것일지도?).
우두머리 잉어킹, 우두머리 뿔충이 이런 애들은 그냥 볼 냅다 던져도 잡히는데(존재 자체가 어처구니 없긴 하다 ㅋㅋ) 나머지는 볼 던져선 잡히지 않고 결국 때려잡아야 하는데 기본 스펙(체력 노력치 만땅) 외에도 추가 버프가 있는지 상당히 어렵다. 동렙으로도 파티 전멸 직전까지 가야 하는 수준이고, 그렇게 때려잡아도 포획 기회는 한번 뿐이고 잡힌다는 보장도 없다.
따라서 내 육성 포케보다 필드에서 얼렁뚱땅 잡은게 더 쎄다! 라는 상황은 잘 생기지 않는다. 그렇다고 뭐 절대 못잡고 그런것도 아닐테니 나름 고생이라는 코스트에 따른 합당한 아웃풋으로 느껴진다. 의도했는진 모르겠다만 밸런스가 괜찮다.
아무튼, 기대 혹은 예상했던것 이상으로 꽤 재밌게 하고 있다. 모던 포켓몬 게임은 어떠한 형태가 되어야 하는지 수년쨰 실험만 하고 있는 느낌인데 이제야 정답에 근접하는듯 하다. 이 시스템과 퀄리티를 유지하면서 이제 도시 하나가 아니라 월드를 구현하면 될…텐데… 음. 막상 이렇게 풀어 생각해보니 상당히 쉽지 않겠군…
초반 한시간 정도 즉 아직도 도입부고 튜토리얼이긴 한데 이미 인상적인게 있어서 글을 쓴다.
사실 나는 레전드 아르세우스를 별로 안좋아했다. 그 이유를 간략히 적자면 ‘이것은 내가 알던 포켓몬 게임이 아니다’이다. 이 너무나도 이질적인 게임이 향후 포켓몬의 메인스트림이자 모던 시리즈가 된다는것 자체에 불안감을 느끼고 있었고, 그렇게 해서 나오게 된 레전드 시리즈 후속작인 ZA.
근데 이번 ZA는 게임이 너무나도 친숙하다. 아르세우스때 같은 이질감이 없다. 게임 구조와 포맷이 기존 본가 시리즈와 같은 맥락을 보여준다. 새 게임을 익힌다는 느낌이 전혀 없다. 그저 기존 포켓몬 하던 감각으로 플레이가 가능하다.
전투 시스템은 기존의 턴제를 탈피하여 새롭게 구성되어 있고, 사실상 필드 플레이와 전투 플레이가 구분되어 있지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고 있으면 이건 내가 알던 그 포켓몬 게임이고 그 포켓몬 배틀이 맞다. 단지 좀 더 현대화 되었을 따름이다. 다른 사람들이 말하던 ‘요즘 시대에 턴제는 쫌’이라는게 무엇을 원하는 것이었는지 이제야 이해가 된다.
이렇게 놓고 보니 내가 왜 아르세우스는 마음에 안들었는지 그 이유가 더 구체화 된다. 아르세우스는 포켓몬이 중심인 게임이 아니었어. 포켓몬을 어떻게 키우고 어떻게 조작하냐는 게임이 아니었어. 플레이어인 내가 어떤 액션을 취하냐는 게임이었어. 그러니깐 이건 포켓몬이 아닌데? 라는 감상이 들었던거지. 이제야 그 근본적인 거부감의 원인을 알겠다.
다만 벌써부터 느껴지는 걱정꺼리는 있다. 아르세우스는 기존 포켓몬에서 포켓몬 육성과 배틀을 거세한 작품이었다. 그리고 ZA도 무언가 빠진게 있다. 바로 모험. 물론 미르시티는 매우 넓고 광대하고, 그것만을 배경으로 해서도 게임 하나가 성립될 무언가를 가지고 있겠지만… 그 국내판 포켓몬 주제가에도 있잖아. 산에서 들에서 사막에서 정글에서. 그런 모험은 이번 ZA에선 느낄수 없겠구나… 라는 아쉬움은 벌써부터 든다. 게임 끝까지 헀을때 이게 결국 치명적인 단점으로 남게 될지, 어쩔수 없는 현실적 제약 속에서 배경 공간을 축소한것도 의미가 있는 괜찮은 타협안이라고 이해가 될지, 그 때 되어 봐야 알겠지.
또한 아르세우스에서 마음에 안들었던것 중 하나는 필드에서 생뚱맞게 고렙 튀어나오는걸 필드 액션으로 잡아버릴수 있다면 내가 육성한 포켓몬은 아무 의미가 없어져버린다는 점이었는데… 이건 사실 시스템의 문제라기 보다는 레벨 디자인의 문제이지. 이번엔 과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