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파 유니버설리스5, 플레이 감상

2시 오픈 직후에 실행해서 일단 튜토리얼용으로 홀란트 고르고 약 1시간 정도 플레이 했다. 플레이? 아니, 살펴보기를 했다.

일단 첫 인상부터. 그래픽이 꽤 심각하긴 하다 ㅋㅋㅋ 퀄리티가 안좋다기 보다는, 음 퀄리티 문제일수도 있겠지만, UI 아트 스타일이 상당히 구시대적이다. 요즘 시대에 저런 위아래 그라디에이션이 들어간 버튼 이미지를 누가 써 ㅋㅋㅋㅋㅋ

이미 유로파4도 그 시대 게임 치고는 꽤 고전 느낌이 들긴 했는데 이번 유로파5는 10년 뒤에 나온 후속작인데 체감 시대감은 더 뒤로 가버린 느낌이다. 아마 이번작의 UI 첫인상에서 다들 구리다 라는 말이 나오는건 이게 가장 큰 이유이리라. 아니 빅토3도 크킹3도 다 요즘 스타일로 세련되게 잘 만들었으면서 유로파5 와선 갑자기 왜 이러냐 ㅋㅋㅋㅋㅋㅋㅋ

듣던 소문대로 게임이 상당히 복잡하다… 내가 빅토3 발매 당시에 “아무리 장르가 역사 경제 시뮬레이션이라지만 결국은 ‘게임’이어야 하는데, 얘네들은 지금 ‘시뮬레이터’를 만들려고 하는건가?” 라는 생각을 했었고, 실제 뚜껑 열어보니 그래도 게임화 즉 추상화가 꽤 되어있는 편이긴 했다.

반면 이 유로파5는 전혀 그렇지 않다. 정말로 시뮬레이터 수준으로 요소들을 박아놨다. 일반적인 전략 게임 관념으로 게임을 시작하면 튜토리얼 서두부터 나오는 ‘니땅이라고 다 니꺼 아님. 지배력이 닿아야만 그 산출물을 온전히 얻을수 있음’, ‘그거 극복할려면 도로를 까세요’, ‘돈은 계층별 예산 관리를 해야 하는데’, ‘계층별 만족도를 지켜야 하고-‘ 즈음부터 슬슬 현기증이 날꺼다.

이미 개발 일지, 틴토 토크때부터 제작진들의 의도는 충분히 공개되었다. 궁극의 역사 전략 게임을 만들겠다고. 그 결과 나온것은 빅토와 크킹과 유로파를 그레이트 합체 시키고 거기에 디테일을 수도 없이 추가한 것이고, 최종적으로 이건 게임이 아니게 되었다. 어떻게 하면 게임이 될것인가를 고민하지 않았고 그냥 오타쿠 마인드로 이거 이거 고증 왜 안함?? 이란 태클이 나올법한걸 죄다 실제로 구현해버렸다.

이게 어디 팬 제작 모드가 아니라 실제 상업 제품이라고? 믿을수가 없다 진짜로. 차라리 이러한 내 감상이 그냥 첫 인상에 압도되어 그런것 뿐이고 실제 게임 파고 들면 크킹3이나 빅토3 수준 정도였구나- 라는 상황이 되는게 오히려 나을꺼다, 상업적으로는.

하지만 이 게임은 그러한 철저한 현실성과 고증 그리고 그에 따른 복잡성을 선호하는 사람들을 타겟으로 잡고 작정하고 나왔다. 그래 이런 게임도 있을법 하지… 나도 어느정도 그런 매니악성에는 동의를 하는 편이다. 근데… 괜찮겠니? 일반 대중 평가는 완전 답이 없겠는데?

뭐 게임의 온갖 요소들의 복잡성은 차차 익숙해지면 될 일이다. 이 게임의 게임적 재미는 일단 복잡성 그 자체에서부터 나온다. 게임 시스템을 하나 하나 파악해 가면서 아 이건 이런거였구나! 아 이 경우엔 이걸 이렇게 하면 되는거였구나! 라는 깨달음의 반복. 이건 필연적으로 전체 시스템이 굴러가는 구조에 대한 이해 즉 공부가 필요한 내용이고… 요즘 게이머들이 바라는 방향성은 아니지? ㅋㅋㅋ 그래서 또 말한다. 이거 대중 상업용 게임으로 나올수 있는 작품이 아냐 진짜로.

내가 계속해서 상업성 운운하면서 걱정하는 이유는, 이러한 매니악적 순수성이 언젠가는 상업성을 이유로 파괴될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매니악해서 인기있던 게임이 후속작 나오면서 점점 캐쥬얼해지는건 실제로 자주 보는 광경이고 당장 빅토도 크킹도 후속작 나오면서 밟아 온 과정이다. 이 게임은 개발 기조부터가 그러한 캐쥬얼로 수렴되는 경향성에 대한 거부로 시작된것이긴 할테다. 하지만 결국 너도 거대 자본을 등에 업은 상업 게임이지, 누가 취미로 만든 동인 게임, 인디 게임이 아니잖아. 이왕 이리된거 저러한 매니악적 순수성을 철저히 지키길 바랄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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