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약 1시간 40분, 곡 수는… 모르겠다. 안셌다. 세트리스트도 당장 내 눈에 들어오는 범위 내에선 안보이네. 찾기도 귀찮고. 자세한건 밑에서 다시.
– 미쿠 내한 공연을 한다는 소식을 듣고, 적당히 티켓 남으면 가볼까 고민해볼까 생각했는데, 광속 품절 되었다고 하더라. 뭐 인연이 아니었으면 어쩔수 없지, 하는데, 2일차 공연이 추가 되어서, 그건 적당히 2층 구석 자리를 건졌다. 그렇게 보러 가게 되었다. 그리고 후에 아이컁 내한 팬미 일정이 잡혔지. 오히려 1일차 티켓을 구했으면 이래저래 곤란해질뻔 했어
– 미쿠 관련 커뮤 보는것도 아니고, 내 눈에 들어오는 종합 커뮤에는 그런 세부적인 소식은 잘 안들리고, 그래서 사전 정보 아는거 하나도 없이 거의 문외한 시점에서 공연을 보러 가게 되었다. 매지컬 미라이도… 영상 챙겨두긴 했는데 제대로 본적이 없지. 그래서 우선 놀랐던것. 아 이거 MR 반주 재생하는게 아니라 밴드 라이브였구나?! ㅋㅋㅋㅋ
‘결국은 녹화 영상 틀어주는거 아님?’이란 감상이 들 수도 있을텐데, 저것 하나만으로 이건 라이브 공연이 맞구나 라는 체감을 들게 한다. 감정적으로도 그리고 음향적으로도. 다만… 밴드 음향이 과하긴 했어. 아니면 공연장 탓인가? 보컬이 뭉개져서 잘 안들린다 ㅋㅋㅋ 그나마 아는 노래는 뇌내 보정으로 어떻게든 커버 되는데 모르는 곡은 얄짤없네.
– 그래, 모르는 곡. 미쿠 관련해서 나는… 한때 남들 아는 만큼만 적당히 아는 수준, 이었다고 본다. 주로 프디바 시리즈를 플레이 했었고, 따라서 거기 수록된 곡들은 꽤 익숙한데, 프세카 이후엔 완전히 손 놓았다. 보컬로이드 IP에 따로 성우가 배정된 인간 캐릭터들이 한가득 나온다는게 대체 뭔짓인가 싶었는데 이걸 이상하게 생각한건 나 혼자였나 보다.
아무튼. 그러한 2025년 시점의 팬을 위한 공연이고 나같은 노인들을 위한 복지성 공연은 아니었다. 뭐 당연한 말이지. 그래서 할려는 말이 뭐냐면, 아는 곡이 적을꺼라고 생각은 했다만 진짜로 적었다 ㅋㅋㅋ 그래도 뭐… 뜬금 k-pop이 튀어나오는것도 아니고 애니송…이라고 하긴 좀 그렇고 익숙한 느낌의 오타쿠향 노래를 밴드 라이브 연주를 곁들여서 미쿠 댄스신까지, 라고 생각하면 충분히 괜찮은 경험이었다. 아는 노래가 간간히 나오기도 했었고. 프디바에서 분명 했었지만 제목 기억 안나는 곡들, 심해소녀나 멜트, 더블 래리어트 같은 고전 명곡들 등등.
– 이런 생각도 했어. 이번 미쿠 내한 공연이 꽤 일반인에 가까운 사람들에게도 관심을 받은 느낌이었다. 사내 장터에 티켓 거래 게시물이 자주 올라오곤 했으니. 그래서 이런 오타쿠 라이브 공연에 익숙치 않은 단적으로 말해서 인싸 혹은 한국 아이돌 공연에 익숙한 사람들이 주로 와서 내 기준에선 꽤나 이질적인 느낌이 되면 어쩌지, 라는 걱정도 했었는데, 다행이 이건 기우였다.
약간 후방 스탠드라 그런지 내 주변에서 빡콜하는 사람은 없었지만 공연장 전체적으로 서라운드로 남들 콜 넣는게 잘 들린다. 블레이드도 다들 잘 지참해서 쌍블 들고 흔들면서 색도 잘 바꾼다. 오히려 놀랐던것 하나는, 이젠 거의 실전된듯한 PPPH가 곡 불문하고 사비 직전까지 풀로 박히는 점이랑(심해소녀에서도 할줄은 몰랐다 진짜 ㅋㅋㅋ), 믹스고 발전기는 커녕 울오 하나 조차 보이지 않은 쾌적한 환경이었다는 점이다. 새삼 느꼈다. 그래 이게 정상이고, 럽라를 비롯한 근래 일본 현지 라이브 환경은(아니사마에서도 꽤 강렬한 경험을 했더니 럽라만 그렇다! 라고 주장은 이젠 못하겠다) 비정상이 맞다고. 부외자 관점에서 관람한 공연이라 보컬로이드 팬들이 상당히 부러워졌다…
– 기술 및 라이브 연출적으로도 인상적이었다. 일단 레이저나 조명을 마구 쏘는 연출들이 참 좋았다. 강렬한 사운드의 밴드 라이브 연주와 그게 합쳐지니깐 그 어떤 곡이 나와도 텐션이 마구 치솟는다. 또한 메인이라고 할 수 있는 스크린. 거기에 이제 미쿠를 비롯한 캐릭터들이 표시된다. 망원경으로 당겨보곤 했는데, 이게 생각 이상으로 해상도와 주사율이 높은것같다?? 너무 깔끔한 고화질에 너무 부드럽게 잘 움직이는데?? 아니면 근접해서 보면 언제나 접하던 라이브의 후방 스크린이랑 다를게 없으려나. 일단 멀리서 보기엔 그랬어.
다만 그런식으로 무대 전체를 가로로 커버하는 스크린이 메인이 되어버리니 별도의 카메라를 이용한 후방 스크린은 없었다. 공연장이 작은편이라서 다행이지 더 크고 더 멀리 있었으면 보기 힘들었을것 같다. 또한 평면 스크린이다보니 그걸 측면에서 보면 입체감을 느낄수가 없다. 그래서 무대 가까운쪽의 2층 스탠드는 다 막아놨더라. 티켓이 광속 매진이라고 해도 화정 풀캐퍼는 아니었구나. 그래도 1층을 좌석 없이 스탠드로 사람 다 몰아넣었으니 일반적인 수준 만큼은 들어갔을것 같긴 한데.
– 근데 음… 다 끝나고 집에 가면서 생각해보면, 공연 시간이 너무 많이 짧기는 했어. 2시간도 안되는 공연에 거의 15만원? 심지어 안암까지 가는것도 멀어서 오늘 하루를 정리해보면 가는 시간 == 공연 시간 == 오는 시간의 셈법이 나온다. 음… 이게 맞나? 부외자 시선으로 호기심에 색다른 경험을, 하러 가는것 치고는 비용을(돈이든 시간이든) 너무 과하게 치른것 같긴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