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반 한시간 정도 즉 아직도 도입부고 튜토리얼이긴 한데 이미 인상적인게 있어서 글을 쓴다.
사실 나는 레전드 아르세우스를 별로 안좋아했다. 그 이유를 간략히 적자면 ‘이것은 내가 알던 포켓몬 게임이 아니다’이다. 이 너무나도 이질적인 게임이 향후 포켓몬의 메인스트림이자 모던 시리즈가 된다는것 자체에 불안감을 느끼고 있었고, 그렇게 해서 나오게 된 레전드 시리즈 후속작인 ZA.
근데 이번 ZA는 게임이 너무나도 친숙하다. 아르세우스때 같은 이질감이 없다. 게임 구조와 포맷이 기존 본가 시리즈와 같은 맥락을 보여준다. 새 게임을 익힌다는 느낌이 전혀 없다. 그저 기존 포켓몬 하던 감각으로 플레이가 가능하다.
전투 시스템은 기존의 턴제를 탈피하여 새롭게 구성되어 있고, 사실상 필드 플레이와 전투 플레이가 구분되어 있지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고 있으면 이건 내가 알던 그 포켓몬 게임이고 그 포켓몬 배틀이 맞다. 단지 좀 더 현대화 되었을 따름이다. 다른 사람들이 말하던 ‘요즘 시대에 턴제는 쫌’이라는게 무엇을 원하는 것이었는지 이제야 이해가 된다.
이렇게 놓고 보니 내가 왜 아르세우스는 마음에 안들었는지 그 이유가 더 구체화 된다. 아르세우스는 포켓몬이 중심인 게임이 아니었어. 포켓몬을 어떻게 키우고 어떻게 조작하냐는 게임이 아니었어. 플레이어인 내가 어떤 액션을 취하냐는 게임이었어. 그러니깐 이건 포켓몬이 아닌데? 라는 감상이 들었던거지. 이제야 그 근본적인 거부감의 원인을 알겠다.
다만 벌써부터 느껴지는 걱정꺼리는 있다. 아르세우스는 기존 포켓몬에서 포켓몬 육성과 배틀을 거세한 작품이었다. 그리고 ZA도 무언가 빠진게 있다. 바로 모험. 물론 미르시티는 매우 넓고 광대하고, 그것만을 배경으로 해서도 게임 하나가 성립될 무언가를 가지고 있겠지만… 그 국내판 포켓몬 주제가에도 있잖아. 산에서 들에서 사막에서 정글에서. 그런 모험은 이번 ZA에선 느낄수 없겠구나… 라는 아쉬움은 벌써부터 든다. 게임 끝까지 헀을때 이게 결국 치명적인 단점으로 남게 될지, 어쩔수 없는 현실적 제약 속에서 배경 공간을 축소한것도 의미가 있는 괜찮은 타협안이라고 이해가 될지, 그 때 되어 봐야 알겠지.
또한 아르세우스에서 마음에 안들었던것 중 하나는 필드에서 생뚱맞게 고렙 튀어나오는걸 필드 액션으로 잡아버릴수 있다면 내가 육성한 포켓몬은 아무 의미가 없어져버린다는 점이었는데… 이건 사실 시스템의 문제라기 보다는 레벨 디자인의 문제이지. 이번엔 과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