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MCHIKURA Fes’26, 후기

일단 가는거 부터가 고생이었다. 경희대 평화의 전당. 그럼 어떻게 가나요? 네이버 길찾기가 분당선 타고 왕십리에서 경의중앙선으로 환승하라던데, 다른 사람들이 절대로 경의중앙선 타지 말라고 말리더라. 근데 그거 안타고는 도저히 루트가 안나온다.

그래서 이걸 어째야 하나 고민 하다가… 확률적으로 불특정하게 시간이 밀릴수 있는 불안정성 보다는, 더 환승하고 더 시간 걸려도 정시성이 보장되는 루트를 타기로 했다. 즉, 신분당 -> 3호선 -> 1호선 루트를 탔다. 종로 찍고 가는거라 꽤 돌아가는거긴 한데 어쩔 수 없구만.

그나마도 시간 계산을 너무 타이트하게 해서 회기역 도착했을때가 이미 1시 25분. 30분만에 저 산꼭대기까지 갈 수가 있나? 일단 버스가 정차중이길래 탑승했는데 출발시간 기다리는 중인지 좀 대기하더라.

버스 타고 정문 앞에 내린게 41분, 오르막 보고 ㅅㅂ 외친게 44분, 실제 공연장 앞에 도착한게 47분이었다. 이렇게 적으면 오래 걸리진 않았다만 이 날씨에 너무 강행군이었다. 짭돔 가는것보다 더 힘든데?!

그렇게 공연장 앞 도착 했고, 줄이 S자로 수도없이 꺾여서 서 있고, 아 이게 입장줄인가보다 일단 난 티켓 교환부터 해야… 하면서 살펴 보는데, 저 S자 줄이 입장이 아니라 티켓 교환 줄이더라? ㅋㅋㅋㅋㅋ 결국 그 땡볕에서 또 줄 서서 기다려야 했다. 그나마 우산 하나 챙겨가길 잘 했지 진짜.

공연 시간은 다가오고, 줄은 빨리 줄어들긴 하는데 줄어든 수 만큼 뒤에 다시 사람들 서 있고, 이거 아무래도 개연 지연 각인데- 싶었는데, 내가 공연장 들어가니 출연진 목록 소개 하고 있고 착석 하니깐 첫 코너 디제잉을 시작 하더라. 뭐야 개연 지연 그런거 없어? 그럼 내 뒤에 서 있던 그 수많은 사람들은 어쩌라고??

그나마 다행인건 디제잉 파트부터 시작이라… 숨 좀 고르고 땀 닦고 손풍기 세팅하고 블레이드 꺼내서 건전지 세팅하고 쌍안경 꺼내서 세팅하고 등등… 꽤 오래 주섬주섬 했다. 그 사이에 라디오 해피랑 파이팅 마이웨이? 가 지나가고, 이제 좀 숨 돌리겠다 싶으니깐 홀리홀리랑 아이스크림이 지나가더라. …그리고 이번 디제잉 파트의 아는 곡이 저것들이 전부였다. 엥??

아무리 그래도 평소에는 못해도 절반은 아는곡 나오는데 이번엔 채 20퍼도 안되는 느낌이네 ㅋㅋㅋ 그렇다고 설월화 말고는 쿠라 네타곡을 딱히 넣은것 같지도 않고, 대체 무슨 곡이 나온거였을까… 나 같은 늙은이는 이제 모르는 노래들인가.

자연스럽게 글이 세트리스트 순 감상이 되었으므로 계속 그렇게 진행하겠다.

루키즈. 미안하지만 잘 모르시는 분들입니다… 그래도 밴드 음악에 jpop에 애니송 카테고리는 맞을테니 모르면 모르는대로 즐기면 될 따름이다.

매드키드. 역시나 미안하지만 잘 모르시는 분들입니다… 그래도… 응? 뭐야 이 사람들. 귀에 들리는건 jpop이 맞고, kpop은 절대로 아닌데, 눈에 보이는게 뮤직 뱅크다 ㅋㅋㅋㅋㅋㅋㅋ 위화감이 장난 아니다 진짜… 남성 5인조 댄스 그룹이라니. 내 살면서 평생 볼 일 없을 장르다 ㅋㅋㅋ

뱅드림 디제잉. 마이고 이후의 신세대 밴드들은 잘 모르겠는데, 구세대 밴드들은 예전 노래 선곡 해줘서 좋았다. 티어드롭스 개오랫만이네 진짜… 그리고 이 타이밍에 적당히 눈치 보다가 화장실 다녀왔다. 한번 퇴장하면 다음 코너 되기 전까지 입장 금지 한다는 썰을 봤는데 적어도 2층은 그러진 않더라. 뭐 별로 한것도 없는것 같은데 이 시점에시 이미 4코너 끝나가는 중이고 시작 2시간 반 가까이 지났더라. 세상에.

모르포니카. 그래도 여기까지는, 곡을 즐겨 듣진 않아도 챙겨 들었기 때문에 귀에 익은 곡들이 많다. 아마네는 진짜… 평소 목소리 들어보면 이즈미 같은 톤이 오히려 맞는 배역일것 같은데, 어떻게 저런 캐릭터를 데뷔 캐릭으로 잡아서 했을까. 대단하네. 한국어 실력도 많이 뽐내고 곡 도중엔 개사도 해서 부른것 같은데, 안타깝게도 보컬 마이크 사운드가 전혀 안들렸다…

모르포니카 라이브 보는게 이번이 처음… 인가? 아니사마 19나 25에 나온적 있나? 없나보군. 얘네들 나온 시기 즈음 해서 뱅드림 라이브도 안챙겨보고 그래서(그때가 코로나 쯤이었나?) 직관이든 영상이든 아무튼 모르포 라이브 자체가 이번이 처음이었는데, 밴드 사운드에 바이올린 있는게 확실히 엄청 독특하긴 했다. 그래 저 바이올린 선율이 있어야 엘레가든 쪽 특유의 악곡 분위기가 살긴 하겠지.

765PRO. 엥? 이분들이 왜 벌써 나옴??? 앉아서 쉴려다가 급하게 세번째 블레이드 챙겨 들었고, 내 양옆을 포함하여 지금까지 계속 앉아서 관람하던 1열 동료 여러분들이 다 같이 죄다 기상하더라. 아이고 다들 이거 보러 오셨구려 ㅋㅋㅋ

전체적으로 좀… 현실감이 없는 무대였다. 내가 이분들 라이브를 그것도 국내에서, 그것도 진짜 그 시절 곡들 가져와서 하는걸 보게 될 줄이야. 그래서 사실 솔로곡들은 잘 챙겨 듣지 않아서 익숙하지 않았다. 그나마 하루카 솔로가 좀 귀에 익었네 싶은 느낌이었고, 치하야 솔로는… 이건 사실 챙겨 들었습니다. 그 북두의 권 매드 무비가 너무 인상적이어서 그때 부터… 진짜로.

페이트 오브 더 월드…가 맞나? 아무튼 그걸로 분위기 끌어올리고, 이제 마지막으로 적절히 단체곡 하나 해서 상큼하게 끝내면 좋겠는데- 했는데, 나온다 레디! 솔직히 여기 모인 사람들, 지금은 다 다른 작품 파고 있어도 동년배들이라면 그때 그 시절엔 이거 듣지 않았겠습니까. 여기서 후와후와 콜이랑 블레이드 돌리는걸 너무 빡쎄게 했는지 이후엔 손목 통증이 오더라 ㅋㅋㅋ

밀리마스. 아 같은 식구라고 연속으로 나오는구나. 그리고 이때쯤부터 해서 무대 세팅이 필요 없어져서 그런지 쉬는 시간 겸 텀 주는거 없이 바로 다음 타자가 나온다. 시작은 드리밍. 뭔가 오시라세 BGM이라는 인상이 있어 ㅋㅋㅋ 이후 솔로곡, 1절 컷을 하는구만. 온리 원 세컨드 들을수 있어서 좋았다. 레이카 솔로곡은 하늘에 손이 닿는 장소를 즐겨 들었는데 이번엔 다른거였군.

그리고 유닛곡도 두개 쯤 나왔는데, 하나는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어 이거 하나자카리 커플링 곡이던가…? 제목이 뭐더라…? 그리고 또 하나는 진짜 처음 듣는 곡이네 ㅋㅋㅋ 하긴 밀리 손 뗀지 이젠 시간이 꽤 됐지… 막곡은, 크로싱. 아니 여기서 이런 필살기를?!

핫시. 아니 이분도 연계된다고 연속으로 나오나 ㅋㅋㅋ 뭐 실제 연출이나 구성은 딱히 그런건 없었지만. 사실 이 분 개인곡도 아는게 거의 없어서 나로서는 초견 감상 모드였다. 그나마 마지막곡은 꽤나 그런 의미로 유명한데다 실제로 음, 아니사마 19에 나왔었군. 아무튼 익숙해서 기대와 불안을 동시에 가졌는데, 의외로 잡소리가 잘 안들리더라. 음향에 묻혔나, 그저 근처에 없었을 뿐인가.

이키즈라이브. 내가 얘네 라이브 첫 관람을 현지도 아니고 국내에서 하게 되는구나 ㅋㅋㅋ 근데 생각해보면 뮤즈도 아쿠아도 그랬었지? 오히려 직관 가서 보는게 특이 케이스 아냐? 뭐 아무튼. 여기도 기대와 불안을 같이 가졌다. 소문을 많이 들었고, 실제로 잡소리가 들려 오는데, 음… 하스 도도도 느낌이로군. 그래 가까이에서만 하지 마라… 콜은 신나게 들어가서 좋네.

이후 솔로곡 파트, 인데 이걸 풀버전으로 한다고? 다섯명 다? 세상에 ㅋㅋㅋ 당연히 단체곡 세개 하고 네개째 하냐 안하냐 솔로곡은 솟컷으로 하냐 안하냐 정도만 생각 했지 풀버전으로 다 한다고는 진짜 생각 못했다. 예습도 따로 안했었는데 ㅋㅋㅋ 뭔가 콜 타이밍이 보이긴 하는데 익숙치 않아서 잘 넣질 못하겠다. 그저 퍼포먼스랑 음악 감상 정도만. 그래도 폴카 소레소레소레소레는 충분히 넣겠더라. 인상적인건 역시나… 미도리 솔로곡. 음, 이런 가사를 엔터테이먼트로 소비하고 있어도 괜찮을까 라는 진지한 고민이 든다…

그리고 다시 단체곡 두개. 이야 근데 리어게인럽 이거 노래가 물건이네. 노래도 신나고 좋은데 콜도 잘 들어간다. 오늘 한 수 많은 곡들중에서 가장 맘에 들었다. 근데 내가 이걸 다음번에 또 라이브 볼 일이 있나? 11월 페스2에 나오나?!

choucho. 내가 이분 라이브를… 응? 들은적 없나? 아니사마에 나온적 없나? 언젠가 걸판 메들리를 들은것 같은데 ㅋㅋ 그건 완전 다른곡이었나. 아무튼. 모르시는 그룹 / 아이돌 그룹 지나가고 이제 진짜 애니송 그룹의 라이브가 시작된다. 아는곡은 약 절반 정도. 모르는 곡 하나가 배경 MV가 꽤 고딕 호러라고 하나? 그런 느낌이던데 MC 멘트 들어보니 마녀의 여행 엔딩이라는듯 하다. 허허 그런 곡을 쓰는군요.

아는곡은, 빙과 오프닝이랑, 프리즈마 이리야 주제곡 두개. 프리야는 사실 큰 기대는 안하고 있었는데 두개 연속으로 나와서 정말 좋았다. 이걸 라이브로 듣게 될 줄이야. 여기서 할 말은 아니지만, 작품 내외적으로 이미지가 너무 망가져버린게 너무 안타깝다…

kotoko. 사실 처음엔 이 분이 노인복지 픽인줄 알았다. 근데 알아보니 ‘인터넷 야메로’라는 곡을 이 분이 부르셨다더군? 뭐야 그럼 젊은이 픽이었어?! 근데 막상 그 노래 들어보니깐… 아… 노래 자체가 늙은이용이구나… 이걸 젊은이들도 좋아한다고? 그건 좀 진지하게 상담이 필요할것 같은데. 아무튼 그런 감상이 들었다.

그런 걱정이 무색하게 시작부터 슈팅스타 ㅋㅋㅋ 그리고 위에서 말한 니디걸즈 잠시 해 주고, 이후 완전 고전 픽으로 내달린다. 하야테처럼! 액셀월드! 신무월의 무녀! 작안의 샤나!! 그래 이래야 애니송 라이브지!!!

하야테처럼 칠전팔기지상주의는 정말 오랫만에 들었다. 당시에도 챙겨 듣기만 하고 그리 오래 듣진 않았지. 오히려 히나기쿠 캐릭터송이나 커버곡을 더 들었다. 액셀월드. 사실 당시에 액셀월드 애니 챙겨본 이유가 이 엔딩곡이 맘에 들어서였지. 신무월의 무녀. 당시에는 1화만 보고 내용이 이상해 ㅋㅋㅋ 라면서 접어두고, 그래도 오프닝곡 엔딩곡은 챙겨들었었다. 지금 생각하면… 백합물에 충분히 익숙해 진 상황이니 재밌게 볼수 있지 않을까 싶다. 작안의 샤나. light my fire. 당시에는 노래가 좀 이상한데 싶었는데, 지금은 안다. 이거 라이브 공연 용 곡이지.

이상. 엔딩 스탭롤까지 올라오고 다 끝난 시점에서 20시 43분. 거의 6시간 40분 가까이 했군 ㅋㅋ 그리고 가는데 두시간이 걸렸으니 오는데도 두시간 걸린다. 거의 집 밖에 12시간 있었네. 서울 참 멀다.

자리는 2층 최전열. 매우 쾌적했다. 앉아서 보면 난간봉이 정확히 무대 아래 라인에 맞춰져서 오히려 최전열 개짓거리들을 가려줘서 오히려 좋았다. 서서 보면 시야가 매우 크게 트여있어서, 1층에서 아무리 개짓거리 해도 뭐 나한테 영향 주는게 아무것도 없다. 처음부터 1층은 손 안대고 2층 최전열만 노려서 잡은 자리였는데 정말 좋은 선택이었다. 매번 라이브 갈때마다 이런 자리면 좋겠네.

주변 사람들도, 뭐 1층은 곳곳에서 개지랄이 난듯 하지만, 내 주변은 매우 모범적이었다. 사실 뒤에서 발전기 돌리고 있었을수도 있지만, 내 눈에 안보이니 됐다. 이상한 잡소리는 안들렸으니 그걸로도 충분하다. 콜도 적당히 서라운드로 들리고 말이지.

그렇게 라이브 자체와 내 관람 환경만 보면 매우 만족스럽긴 한데… 가는 길과 입장이 너무 힘들었다. 그래서 평점을 좀 깎겠다. 그렇다고 진짜로 지금 점수 매기는건 아니지만. 그리고 이번엔 수질이, 아무리 쿠라 딱지 달고 있다고 하더라도, 유독 안좋았다는 평이 곳곳에서 보이는데… 허허. 하스 라이브 현장 보러 다니는 나로서는 참 안타깝게도 그저 익숙한 광경이다- 라는 말 밖에 못하겠다. 이번엔 자리 문제는 없었으니 정말 다행이지. 정말 매번 생각한다. 언제까지 이 취미 계속 할수 있을까 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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